[기타] 오늘은 글을 죽였다 왜냐하면 나를 빡치게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젯밤 도망친 나의 마감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실은 어제까지 마감이었는데 할머니 댁 다녀온다고 제출 못 했다 이렇게 말하면 할머니 댁에 간 것이 제출하지 못한 사유인 것 같지만 완성하지 못해서 탈주 쳤다 주제가 굉장히 어려웠다 나의 가난한 상상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주제였는데, 나를 골머리 앓게 한 그 주제는 바로 '천사와 악마'였다 다른 주제도 있었는데 '쌍둥이' / '선망'으로 어려운 주제였다 내가 김애란 작가님이었다면 저런 주제로 심오한 내용으로 직결시켜 명작을 써냈겠지만 나는 그냥 이수아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참가자 모집을 대충 12월 중순쯤 했으니 마감 기간은 넉넉하게 두 달 정도 있었는데, 내가 완결 내지 못한 이유는 지난번에도 말한 망할 완벽주의 때문이었다 주제를 보자마자 떠오른 내용으로 플롯을 짜고 하나씩 문장을 적고 있었는데 내용을 써내려갈수록… 이건 아니지예. 너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평소에 완벽주의 성향이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꾸준히 쓴 결과가 2 주 뒤 마감인데 갈피가 안 잡히는 상태가 되었다 정확히 이쯤부터는 나의 좆됨 레이더가 마구 울리기 시작해 다른 내용의 글을 준비했다 이전과 다르게 잘 써져서 단숨에 3000자 적립했다 그리고 그다음부터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하하 나도 안 믿긴다 그렇게 다가온 25일 (1차 마감날) 나는 6000자를 작성했지만 그 뒤에 내용이 너무 방대하여 작성할 수 없었다

 

30일까지도 도저히 마감할 수 없는 일정이었기에 쿨하게 그 글을 임시 저장함에 모셔두었다 오늘 만난 친구들에게 글의 내용을 요약하여 말해 주었더니 재미있는데 왜 안 썼냐는 말을 해 주었다 (솔직히 구라 같은데) 개인적으로 나도 재미있게 작성한 글이라서 언젠가 세상에 공개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건 먼 미래일 것이 분명하다 임시저장에 쌓여 있는 글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하나씩 처리해 보려고 한다

 

2025년 목표를 완벽주의로부터 멀어지는 것으로 두어야겠다 그렇게 포기해 버린 수많은 나의 글과 나의 그림들이 이제 세상을 보여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다 그동안 외면해 온 나의 작품들… 조금씩 바깥 공기를 쐬게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언젠가 내가 쓴 글들을 이곳에 보여 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다음에는 그림에 대한 고찰이나 이전에 썼던 글을 퇴고하여 올려 보려고 한다 내가 올리겠다고 한 글이라 함은 앞서 작성했던 첫 번째 글의 언니가 보고 썃다마우스 했다던 그 글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주제 자체는 좋은데 진짜 전달하는 방법이 잘못 되었던 것 같다 그걸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